켜켜히 쌓인 눈과 얼음길을 지나 몇날 며칠을 걸었을까, 둘은 짤츠 왕국에 도착했다. 성문을 통과하고 마주한 거리는 아인이 자랐던 슈비츠보다 훨씬 번화가였다. 그곳에서 아인은 처음으로 서점을 가보았다. 그곳에는 지도와 동화책, 음란서적, 그리고 다들 전설이라고 믿는 통에 팔리지 않아 먼지가 켜켜히 쌓여있는 몇 권의 마법서 등이 있었다. 이는 아인의 호기심을 ...
마르고 흰 다리가 차가운 밤공기를 갈랐다. 차가운 돌바닥에 발을 디딘 아인은 앙상한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켰다. 길게 하품을 하자 눈꼬리엔 눈물이 맺혔다. 한 손으로 눈꼬리를 훔치며 다른 한 손으로는 빛구슬들을 쏘아올렸다. 손에서 부터 생긴 빛구슬들은 공중으로 올라가며 서서히 속도가 줄더니 마침내 동굴의 천장가까이 가자 멈추어 둥실거리며 떠있었다. 마나가...
캄캄한 어둠이 모든 것을 감싸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코 고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먼 곳에서 찌르르 찌르르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스가와라는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제 옆에서 곤히 잠든 카라스노의 주장, 사와무라 다이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몇 번을 망설이는 듯 이불 속에서 손을 꾹, 쥐었다 폈다 반복하던 스가와라는 조심스럽...
하아, 긴 한숨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마츠카와 잇세이는 짜증스러운 듯이 미간을 좁히고 걸음을 옮겼다. 양복 자켓을 한 손에 들어 어깨에 걸쳐 메고 온 얼굴로 짜증을 뿜어내는 살벌한 모습에, 길가의 행인들은 모세의 기적을 재현시키는 것마냥 마츠카와에게 길을 터주었다. 마츠카와는 그것이 또 못내 속상했다. '내가 이렇게 생기고 싶어서 이렇게 생긴 것도 아닌...
상혁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밖을 보고 있었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물은 온 힘을 다 해 바닥에 부딪혔다. 검은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힌 몇 방울들은 튀겨져 올라와 상혁의 바짓단을 적셨다. 상혁은 조금 곤란한 얼굴로 까끌거리는 턱을 매만졌다. 수염을 기른 뒤로, 곤란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턱에 가져가는 버릇이 생겼다. ‘비 온다는 말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일기...
샐리가 건네 준 불을 받자, 서서히 추위가 가셨다. 손부터 시작해서 발끝까지 온기는 스멀스멀 퍼졌다. 아인은 여전히 피와 정액으로 얼룩진 침대 시트 한 장을 걸치고 있었음에도 몸의 떨림이 잦아드는 것이 신기했다. 맨발임에도 불구하고 땅바닥은 부드러웠다. 마치 흙이 아인의 발바닥 피부 결에 맞추어 굽혀주는 것 같았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인은 시트를 조금 ...
시간은 흐르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흐른다. 퉁퉁 부어올랐던 아인의 볼은 점차 가라앉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울긋불긋하던 피멍도 많이 옅어졌다. 아인은 요새 자주 마을을 빠져나가, 산자락에 위치한 자신만의 공간에서 슈비츠를 내려다보았다. 얼굴이 망가져 일을 하지 못하는 동안, 어머니가 자신을 찾을 리는 없었다. 아인은 아픈 건 싫었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
아인은 제국의 국경지역에 위치한 기지촌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항상 추웠다. 매서운 칼바람이 언제나 몰아쳤고 하얗게 눈을 머리에 이고 진, 산들이 첩첩히 있는 곳이었다. 또, 국경지역을 호시탐탐 노리며 제국의 물자를 약탈하려는 변방 민족의 침략도 주기적으로 있었다. 추위와 전투에 지친 제국군들은 자연스럽게 창녀를 찾았다. 기지촌은 기실 ‘창녀’가 경제의 중심...
-치드(@chidee6208)님의 리퀘로 쓴 글입니다. 연령반전 커플을 요구하셨는데, 연령 반전은 아니고 연령변동 쯤 되겠네요. 봄바람이 살랑거리고, 길가엔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에서 벚꽃들이 만개해있었다. 바야흐로, 설렘의 계절이었다. 갓 졸업한 하나마키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피씨방에서 오버워치를 한창하고 있는 중이었다. 라인 알림이 몇 번 울리는 소리가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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